마치 서울이란 바다에 뜬 아파트란 배처럼.1
2026

목재, 철, 시멘트, 줄, 조명, 모터, 타일, 화강암, 자갈, 석고, 혼합매체

90 x 53 x 180 cm
도시 한복판에 길게 누운 매머드
2026

목재, 철, 시멘트, 줄, 혼합매체

16 x 98 x 21 cm
잠수함과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다는 전설로 깃든다
2026

목재, 시멘트, 방음재 스티로폼

30 x 30 x 90 cm
가이드북.1
2026

목재, 철, 황동, 못, 크라프트지, 색지 위에 그림 및 글

27 x 34 cm
가이드북.2
2026

목재, 철, 황동, 못, 크라프트지, 색지 위에 그림 및 글

105 x 6 cm
가이드북.3
2026

목재, 철, 황동, 못, 크라프트지, 색지 위에 그림 및 글

27 x 34 cm



슈텔레
2026

주관/주최. 스페이스 카다로그
기간. 2026.02.26 - 2026.03.18
참여 작가. 서지우, 안은샘
기획 글. 모희
포스터. 홍소이


전시 정보
https://www.instagram.com/p/DU5fnCmCM8I/

축적된 과거는 도착한 현재의 물리적인 겹으로 우리에게 와 닿는다. 저 밖으로부터, 낯설게 반향하는 풍경은 상상을 경유하여 내면화된 구조를 이룬다. 서지우는 도시의 시간을 보유한 사물들 가운데 작업의 재료를 길어 올린다. 늘어선 화강암과 부서진 타일 조각은 종묘에서 남산에 이르는 세운상가 일대를 중심으로 수집되었다. 슬레이트 판재와 노란 조명 또한 근방을 뒤덮었던 무허가 판자집과 상업지구에서 착안한 소재이다(〈마치 서울이란 바다에 뜬 아파트란 배처럼〉, 2026). 우연히 마주한 풍경의 잔여는 무게와 질감을 가진 세계의 일부로, 조각을 이루는 조형의 단위로 치환된다. 이처럼 이양된 재료는 인과적인 서사에 복무하는 투명한 매개체의 역할에서 탈피한다.

조각이라는 형식 안에서, 실재하는 사물은 그것이 연원하는 시공의 증거가 아닌 구조적인 관계로 응결된다. ‘장밋빛 청사진’을 꿈꾸었던 판자촌이 현재의 북적한 골목 위로 겹쳐지고, 골목마다 옮겨갔던 동선이 조각의 몸을 가진 지도가 될 때, 서지우의 작업은 시적 연상의 과정을 거친 미증유의 이미지로 자리 잡는다. 응집된 이미지는 추적한 역사를 덜 설명하는 대신 삶에 더 가까워진다.3  다만 목적에서 해방된 사물은 상상의 필연성에 따라 거듭 재배열된다. 고정된 외양에 머무르기보다 매번의 조건에 유연하기를 택하면서, 조각은 구문(syntax)의 형식을 취한다. 구문으로 조립된 형태는 언제든 모이고 흩어질 수 있는 여러 갈래의 의미를 품는다.4  따라서 여기서 이루어진 일시적인 배치 또한 “무한히 속행될 수 있는 일련의 변형 작용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5 과거를 복원하지 않고 현재 그 자체로서 미래로 투사된 조각은 우발적인 사건 안에서 고유한 의미의 조건을 마련한다.

3. 르네 위그, 곽광수 역, 『보이는 것과의 대화』, 열화당, 2017, p.587.
4. 본래 하나로 조립된 작품 〈마치 서울이란 바다에 뜬 아파트란 배처럼〉(2026)은 이번 전시에서 여러 개의 파편으로 나뉘어 설치되었다.  
5. 폴 발레리, 정락길 역, 『인간과 조개껍질』, 이모션북스, 2021, p.128.

자리의 시학 : 글. 모희




*연구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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